이제 언제 올지 모르는 뮤지컬 데미안 후기 (و ◔Θ◔)و

제목 : 데미안
부제 : 폐허 속에 빛나는 별
공연시간 : 90분
제작사 : 낭만바리케이트
원작 : 헤르만 헤세 저, 소설 <데미안>
"나는 그저 내 안에서 솟구치는 길을 따라
살고 싶었을 뿐이야.
그런데 그 길이 왜 이토록 힘들었을까."
재창작 / 연출 - 오세혁
작곡 / 음악감독 - 다미로
안무 - 이현정
초연부터 삼연까지 총 세번에 걸쳐 올라왔고,
특징이라면 남/녀 모든 배우가 고정되어 있는 캐슷이 아니라 하루는 데미안(+그 외), 하루는 싱클레어 이런식으로 공연을 했어.
나는 초연, 재연, 삼연 전부 각 기간별로 최소 20번씩은 봤다고 해야하나 ... 아무튼 열심히 보았습니다.
소설 데미안과 줄거리는 똑같지만, 엔딩부분이 다르고 피스토리우스를 활용하는 방법이 조금 달라.
초연 / 재,삼연 의 연출이 달라지면서 무대도 신학교에서 <폐허>로 바뀌었어.
폐허인 이유는, 극 시작과 극 마지막의 싱클레어가 처한 상황, 소설과 마찬가지로 전쟁통임을 나타내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우리가 지나온 모든 자리는 폐허로 남는다는 일종의 은유가 있기도 해.
내용은 데미안을 알면 쉽게 머리속에 들어오지만,
가사와 대사가 상당히 방대하기 때문에 한번 보고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게 크게 없을 수도 있어.
(데미안을 모르고, 고전문학을 안좋아하는 친구가 본 데미안 한줄 후기 : 뫄뫄배우 연기 완전 잘함. 끝.)
...이렇게 될 수도 있음.
다만 극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뜻을 알고 본다면, 그 연출 하나하나와 배우들의 연기 하나하나가
정말 깊고 크게 다가올 수 있는 극이야.
한창 세계대전이 벌어지고 있는 전쟁터에서, 싱클레어는 총을 맞아.
그리고 순간 의문이 들어.
"나는 누구지?"
"너는 누구지?"
그리고 머릿속으로 혹은 허상에서, 허공에서 그를 전쟁터까지 이끌어준 목소리가 들려. 데미안이지.
"나는 너를 알아."
"너는 나를 알아."
그리고, 소설의 시작부처럼 싱클레어는 자신의 과거를 회상해.
첫 시작은 역시 어린 시절, 짧은 일탈을 꿈꾸며 크로머와 어울렸다가 데미안을 통해 다시 밝음의 세계에 속하게 되는 씬이 나와.
이때 '카인' 이라는 넘버가 나와. 재연 때 스페셜 커튼콜이라고 해서 장면 시연을 했어서 그걸 가져와봄.
https://youtu.be/YGGJIfMy2u0?si=i-zMwxO2cvA8vf8o
(데미안 / 이규학 , 싱클레어 / 유승현)
"버림받은 탕자는 도살된 양을 안고" 이부분에 폭발하는 음악을 정말 좋아해b(다미로는 천재다. 평생 갇혀서 작곡만 했으면 좋겠다.)
소설과 흐름은 똑같아.
카인을 통해 자신을 깨닫고, 크로머라는 하나의 벽을 부수지.
(데미안 역할 배우가 크로머, 피스토리우스, 에바부인까지 다 함....)
그리고 크로머에게서 벗어난 싱클레어를 보며 한단계 성장한 것을 알게 된 데미안은
그런 싱클레어를 떠나 자신만의 여정을 가지.
싱클레어는 데미안과 떨어져 신학교로 향해.
수많은 방랑과 방황은 넘버 한개와 독백으로 퉁치고
아브락사스를 찾게 돼.
피스토리우스를 만나지.
(이때 재연때 일부 배우와 삼연때 모든 배우들이 피스토리우스의 시간대를 역으로 표현해.
노인으로 등장했다가 싱클레어를 통해 자신의 모순을 깨달으면서, 점점 어려져서 알로 돌아가는거야.)
"알에서 깨어나려 투쟁 하는 새
알은 곧 하나의 세계."
데미안의 정말 유명한 이 말이 이때 등장해.
https://youtu.be/J3hmTl93Hho?si=Z-N5aJfbd9XoYqqy
여기 넘버 아브락사스를 가져왔어!! (진짜 음악도 너무 좋고 배우들 연기도 좋아 ㅠㅠ)
(싱클레어 / 정우연 , 피스토리우스 / 임찬민)
싱클레어는 피스토리우스를 만나면서 자신이 믿고 있던 것 또한 완전하지 않다는 걸 깨닫지.
그리고 사람은 타인의 얼굴을 쓰고, 사회의 규범을 쓴채로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
그것은 진정한 나의 모습이 아니기에 내 얼굴로 살아야간다 한다는 것을 인지해.
그리고 실제로 만나진 않지만 데미안과 자신이 이어져있다는 것을 깨달아.
결국 우리는 타인에게 영향을 받으면서 살아가잖아.
내가 진리라고 믿고 있었던 것이 진리가 아닐 수 있고,
나의 행동과 생각이 타인에게 영향을 미칠수도 있고..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받는거야.
피스토리스우스를 통해 자기 자신의 삶을 찾아야하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점차 알아가던 싱클레어는
자신에게 들이닥치는 많은 고통들이 정말 괴로울 때, 에바부인을 만나게 돼.
거기서 진짜 내가 너무 많이 울고 또 많이 위로를 받았던 씬이 나와.
별을 향한 추락, 이라는 넘버야.
https://youtu.be/BMxTf1_KEzE?si=cmRYOiIP6N0taaiW
(싱클레어 / 류동휘 , 에바부인 / 홍나현)
왜 이렇게 삶이 괴롭고 고통스러운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게 너무 힘들다고 고통을 토로하는 싱클레어를 향해
에바부인이 말해.
"당신은 이미, 살아가는 이유를 알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리고 별을 향한 추락 = 추락이 아니라 우리를 찾아가는 날개짓
이라는걸 싱클레어는 알게 돼.
이제 데미안과 다시 만난 싱클레어는 이미 알을 깨고 나와 새로운 세상을 맞이한 사람이 되어 있어.
(=난 개인적으로 이부분을 니체가 말하는 "위버맨쉬(초인)"이라고 생각해.
극을 보면서 허무주의를 타파하고 살아가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지 못한 채 방황하는 인간들이,
삶에의 의지를 통해 한단계 더 나아가서 하루하루를 잘 살아가며 스스로의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존재가 된다고 생각했거든.)
그리고 무대는 다시 전쟁터로 돌아오고,
여기서 싱클레어는 자신의 삶을 똑바로 마주하고 고통을 이겨내면서 살아가는 것을 넘어서 한단계 더 나아가.
우리는 모두 세상의 조각이야, 라면서.
"오늘 내가 여기 이순간 살아있음에
나와 이어진 누군가가 살아남기를
오늘 내가 여기 이순간 너를 죽임에
너와 이어진 누군가가 살아남기를.
/ 중략 /
생명과 생명이 살기 위한
죽음과 죽음의 투쟁
존재와 존재가 살기 위한
얼굴과 얼굴의 투쟁
폐허 속에 빛나는 별
폐허 속에 빛나는 별"
여기서 데미안 배우가 특정할 수 없는 싱클레어의 적으로 나와.
둘은 서로 대치한 상태에서,
싱클레어는 상대를 공격하지 않겠다며 우린 이어져있다고 말하지만 상대는 떨다가 싱클레어를 쏘지.
그리고 다시 첫장면으로 돌아와.
싱클레어는 소설 가장 첫부분의 말을 읊어.
"나는 그저 내 안에서 솟구치는 길을 따라
살고 싶었을 뿐이야.
그런데 그 길이 왜 이토록 힘들었을까."
그리고 자신이 죽는다해도 이어진 누군가가 살아있다면,
모든 세상이 사라져도 조각이 남아있다면
우리는 모두 다시 살아남을 수 있다(=연대)고 생각하지.
그리고 이 전쟁통의 폐허 너머로 싱클레어는 진정한 자신이 되어 날아가.
이 극의 마지막 가사 (대사)는 바로 이거야.
"나는 이제 내 얼굴로 내 어둠과 투쟁한다.
마침내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과연 여기서 싱클레어의 마지막이 단순한 죽음이라고 할 수 있을까?
육체적 죽음 뒤에는 정신의 생존이 남아 있는것 아닐까?
극은 이런 묘한 여운과 생각할 거리를 우리에게 던져준 채 끝이나.
별을 향한 추락에서 유승현 싱클레어는 테이블 위에 올라가서,
모든 객석의 관객들 얼굴을 다 바라봐.
이 힘든 삶을 버텨내는 우리 모두는 지금 추락하고 있지만, 이것은 날아오른것이라고
그러니 이 고통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는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
(이때가 객석에서 가장 우는 소리가 많이 들렸어 ㅋㅋㅋㅋ)
이 극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고,
니체 철학을 보여주는 철학 해제서이기도 하고,
나아가 수많은 인간의 양면성을 인정하고 깨닫는 극이기도 하고,
부조리에 대한 인간의 절규이기도 하고,
우리 모두는 이어져있는 이 세상을 이루는 조각들이라고 말해주는 극이기도 하다고 생각해.
(물론 모든 연뮤는 See What 입니다. 여러분들이 보시고는 다른 걸 느끼실 수도 있어요.)
뭔가 내용을 다 쓰려니 길어졌는데
스콜 영상을 보고 재밌겠다.. 하고 생각이 든다면,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내년 상반기로 예상중 ㅇㅅX 낭바와 쇼노트는 25년 겨울-26년 초겨울에 꼭 데미안을 가져오시라...)
만약 온다면 한번은 꼭 봐줬으면 좋겠어.
전캐 사랑 !!!!! 모든 배우들이 다 극에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했어 !!!!!
넘버도 짱 좋아 !!!!!!
그럼 이만 없는 극 영업하러 왔다가 사라지는 후기 끗 !!!!!
(+ 아래는 ...내가 데미안 열심히 봤다는 일종의 증거...?
투혼투지는... 나 직관 간날......... 광염소나타는... 이것도 재밋었습니다.... 미스트... 대한독립만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