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마음은 정말 괜찮았을까. 야구장으로 나서려다가 문득 옷장에 걸린 와이번스 유니폼들을 보며 우뚝 멈춰서는 그들의,
05-2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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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말 '연안부두'를 합창하다가 'S-SG'를 외쳐야 할 추임새 부분에서 무심코 '인-천 SK'가 흘러나오는 입을 틀어막는 그들의 마음속도 과연 괜찮았을까.
설마 괜찮았을 리가. 아마도 인천 팬들이 울지 않았던 이유는 슬프지 않아서가 아니라, 익숙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삼미에서 청보로, 청보에서 태평양으로, 태평양에서 현대로, 현대가 떠난 뒤 들어온 SK에서 이제 다시 SSG로. 팀 이름을 꼽는 데만 한 손이 부족해진 마당에 나오는 건 눈물보다는 나직한 한숨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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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프로야구의 역사는 '떠나간 자들'이 남긴 발자국과, 그 발자국에 고인 짠물로 이루어져 있다. 떠난 것이 기업들이라면, 남은 것은 물론 팬들이다. 기업들은 그럴만한 이유가 생길 때마다 떠났지만, 응원할 만한 이유가 없는 야구를 할 때도 팬들은 등대처럼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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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것은 기업의 로고가 아니라, 그 이름을 함께 외치며 모이고, 만나고, 서로를 위로하던 투박한 사람들의 얼굴이었다는 것을.
'삼청태현슥쓱'. 그 수많은 이름을 지나오며 모진 인생만큼이나 질겨진 인천의 야구는 오늘도 그렇게 사람들의 온기로 지지 않는 하루를 이어간다. 떠난 이들의 이름은 기록에 남지만, 남겨진 자들의 사랑은 삶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