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탈락 그 후' 김광현의 고백 "팬들께 부탁이라도 하고 싶었다"[인터뷰 ②]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은 경기. 하지만 김광현의 기억에서 어쩌면 앞으로도 지워지지 않을 경기다.
(타브얘기)
이숭용 감독 역시 그 순간 가장 먼저 김광현의 멘털이 무너지지 않도록 "괜찮다. 괜찮다"고 다잡는데 힘썼다. 감독도 충격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홈런 허용 이후 더그아웃에 내려온 김광현이 표정이 너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문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크기의 미안함이 김광현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다.
SSG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확정된 후, 그날 수원 구장에서는 선수단 버스를 둘러싼 SSG 팬들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감독을 향한 직접적 비난도 컸다. 김광현은 당시를 떠올리며 "제가 가장 죄송했다. 제가 나가서 (팬들께)좀 진정해달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였다. 그런 상황이 너무 오랜만이었기도 하고...죄송스러운 마음이 컸다"고 진심을 전했다.
자신의 성적이 조금만 더 좋았어도 팀이 수월하게 5강에 들어가지 않았을까 하는 '만약'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김광현은 "제가 보통 정도만 했어도 아마 쉽게 올라갔을 것 같다. 3,4등 정도는 하지 않았을까. 물론 만약은 없지만, 늘 제가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제가 잘하면 팀도 우승하고, 그렇지 못하면 5강 안에도 못든다. 그래서 제가 (2024년에)잘해야겠다는 욕심이 너무 컸던 것 같다. 감독님도 처음 오시고, 변화되는 것도 많고, 또 오랜만에 10승을 못한 시즌(2023년)이었으니까. 내 욕심이 많았다"고 자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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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이 끝난 후 아끼던 후배 오원석의 트레이드 소식도 충격이었다. 김광현이 비시즌마다 함께 훈련을 하기도 했던 오원석은 김민과의 1대1 트레이드로 KT 유니폼을 입게 됐다.
처음 트레이드 소식을 듣고 김광현은 귀를 의심했다. "뭐라고요? 왜요?"하고 깜짝 놀랐던 그는 "너무 아깝잖아요. 저도 오원석이 못한건 인정하는데, 그 친구에게 들어간 시간과 공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대 갔다와서까지는 봐야하지 않나 싶었다"며 속상해했다.
그러면서도 "친한 후배가 이렇게 떠나니까 괜히 미안하더라. 좀 더 잘하게끔 내가 더 해줬어야 했는데, FA로 떠나는 거였으면 축하해줘야 할 일인데 트레이드는 그게 아니니까 아쉬웠다"는 그는 "가서 꼭 미친듯이 잘해야 한다. 독하게 마음 먹고 잘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여러번 했다. 원석이가 새해에 15승을 했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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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그래도 김광현이니까'라는 책임감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것은 아닐까. 책임감이 너무 크다보니 오히려 부작용이 날 때도 있다. 이제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나이를 감안하면, 언제까지 에이스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김광현은 "제가 예전에는 외국인 선수들만큼의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제가 외국인 에이스들을 받쳐주는 정도의 역할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 제가 5선발이라고 하면, 그건 너무 편하게 가려는 것 같고 3선발 정도의 책임감은 해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올해는 저와 (문)승원이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중간 투수들은 그래도 갖춰져있으니까 저와 승원이가 많이 버텨줘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그가 꼽은 키플레이어는 문승원 그리고 박종훈이다. 김광현은 "종훈이도 이제는 진짜 보여줘야 한다. 정말 열심히 준비를 많이 했는데 계속 안좋은 시즌을 보냈다. 우리팀이 가장 좋았을때가 문승원, 박종훈이 잘했던 시기 아닌가. 종훈이도 이제 그때만큼은 아니더라도 게임을 풀어갈 수 있는 능력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거라고 믿고 있다"고 힘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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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국내 복귀 후 그의 4년 계약도 끝이 난다.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는 뜻이다.
김광현은 "다른 팀으로 이적해본다는 생각은 해본적 없고, 계약 마지막해니까 잘해야겠다는 생각보다 저는 주장을 맡은 게 걱정"이라며 웃었다. "미국 갔다가 돌아왔을때부터 지금까지 목표는 늘 200승이고, 그 200승을 할 수 있는 여건과 기회가 됐으면 좋겠는 마음 뿐"이라고 이야기 했다.
마지막으로 여전히 승리, 팀의 우승에 대한 갈증을 드러냈다. 그는 "저는 제가 던지는 날도 아닌데 여전히 4,5회에 비기고 있고 중요한 순간이 되면 몸이 막 움찍움찔 한다. 그정도로 아직 승리에 대한 열망과 욕심이 있다. 그런 과정을 통한 200승은 저에게는 꼭 이루고 싶은 꿈이다. 그런 기회가 꼭 주어졌으면 좋겠다"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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