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보다 값어치 있는 선수들" 리빌딩은 이게 정석이다, 2위 깜짝 돌풍 아니다
그런데 오태곤은 6일 끝내기 안타를 친 후, 가장 먼저 후배들을 이야기했다. 그는 "지금 우리 팀은 어린 선수들이 경기에 많이 나간다. 야수 베테랑은 성현이형하고 저밖에 없다. 그 책임감은 어린 친구들보다는 저희가 안고 가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저도 어렸을때 그랬는데, 어린 선수들은 야구를 직진으로만 보고 한다. 그냥 그렇게 계속 했으면 좋겠다. 어린 선수 답게 패기있게 해야한다. 책임감은 베테랑은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SSG는 현재 정준재, 박지환, 고명준 등 20대 초반 어린 선수들을 주전으로 기용하며 세대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아직 부침도 있지만, 결국 이들이 커줘야 팀이 강해질 수 있다. 자연스럽게 오태곤을 비롯한 30대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줄어든 셈인데, 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오히려 자신들을 방패로 쓰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20대 유망주 선수들은 아직 부침이 있다. 특히 사실상 2년차에 접어든 고명준이나 정준재, 박지환 모두 시즌 초반 야구의 어려움을 몸으로 체득하고 있다. 오태곤 역시 이에 공감하며 "저도 그럴 때가 있었다. 다들 첫 해에는 멋 모르고 한다. 근데 야구를 알다보면 더 어려워진다. 그걸 이겨내야 박성한, 최지훈 같은 선수가 될 수 있다. 감독님이 믿고 써주는데, 그 친구들에게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믿고 기용해주시는 것은 선수들에게 정말 힘이 된다. 그 말을 어린 후배들이 믿고, 계속 잘했으면 좋겠다. 그들이 잘해야 우리 팀도 발전이 된다"고 진심으로 팀을 위하는 의견을 밝혔다.
어떻게 보면 가장 이상적인 리빌딩의 모습이다.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를 추진한다고는 하지만, 그 과정에는 늘 진통이 따른다. 밀려난 베테랑들은 의욕이 꺾이거나, 감정이 상해 충돌을 하기도 한다. 또 어린 선수들은 오히려 부담감에 짓눌려 자신의 야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SSG는 이런 과도기를 팀워크로 헤쳐나가고 있다.
이숭용 감독도 베테랑 선수들의 역할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은 "태곤이가 우리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높다. 궂은 일도 다 해주고, 어떻게 보면 선발보다도 더 값어치 있는 선수라고 보시면 된다"면서 "성현이도 마찬가지고, 그런 베테랑들이 후배들도 잘 이끌어주고 있다. 본인들의 맡은 임무를 너무 잘해준다. 이 선수들 덕분에 우리 팀이 보이지 않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극찬했다.
이숭용 감독은 또 "어린 선수들에게는 못해도 시간을 주고, 기회를 주지만 감독이 되어보니 베테랑들에게는 그러기가 어렵다. 그래도 성현이와 태곤이는 팀 문화도 잘 알고, 후배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경기에 자주 못나가는데도 늘 타격 연습을 하고, 수비 연습을 하면서 모범이 되어 준다. 이 선수들은 우리 팀의 드러나지 않는 힘이다. 그 두 친구에게 늘 고맙게 생각한다"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하위권 예상을 깨고, 시즌 초반 2위를 달리며 선전하는 SSG. 하지만 시즌 초반의 호성적은 결코 깜짝 돌풍이 아니다. 수년간 쌓아온 긍정적인 요소들이 분명한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신구조화의 이상적인 교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