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B-2S 상황에서 배터리의 볼배합이 중요했다. 여기서 포수인 조형우는 포크볼 사인을 냈다. 그런데 조병현이 한 차례 고개를 흔들었다. 조병현은 자신의 최고 장점인 패스트볼로 승부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를 바라본 벤치에서도 긴장했다. 사실 벤치의 생각도 포크볼이었다. 이숭용 SSG 감독은 21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전날 상황에 대해 "볼 두 개를 던져 밀어내기로 점수를 주더라도 포크볼 두 개를 연달아 던지는 게 맞다고 봤다"고 돌아봤다.
2025 05-2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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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조병현이 고개를 흔들었고, 두 번째 사인에서 고개를 끄떡였으니 패스트볼 승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타임을 부르고 나갈 수도 없고, 이는 전적으로 2002년생 동갑내기인 조병현 조형우가 판단해야 할 몫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조병현이 던진 것은 포크볼이었다. 조병현의 고집에도 조형우는 계속 포크볼 사인을 냈고, 결과적으로 김재환의 헛스윙을 유도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때 공을 받은 조형우가 큰 세리머니를 했다. 사실 조형우는 팀 내에서도 가장 조용조용한 성품을 가진 선수다. 평소 자기감정 표현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가슴 속에서 큰 세리머니가 나왔다. 결국 볼배합이 성공했다는 성취감 때문이었다.
이 감독은 그 상황에서 팀 위기를 막은 조병현도 칭찬하고, 어느덧 점점 투지 넘치는 성격으로 바뀌어 가는 조형우를 바라보면서도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조병현은 지난해 이 감독이 등용해 팀의 마무리까지 승격시키는 등 공을 들인 선수다. 조형우는 캠프 때부터 무조건 다가와 크게 인사를 하라고 하는 등 너무 내성적인 성격을 고쳐주기 위해 많이 노력한 선수다. 한 경기 승패를 떠나 팀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두 친구 배터리의 모습이 흐뭇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