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숭용 나가' 아픔 그 1년 뒤… 잘못을 인정할 수 있는 용기, 감독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 [김태우의 쓱크랩북]
시즌이 끝난 뒤 내부 프런트 의견부터 들었다. 평소부터 소통은 즐겨 하던 이 감독이었다. 구단 내부에서도 쓴소리 한 번 했다고 삐치거나 그럴 성향의 사람은 아니라는 믿음이 있었다. 프런트 직원들도 그런 이 감독의 성향을 믿고 소신을 말했다. 선수단의 베테랑 선수들과도 미팅을 해 가감 없이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다. 미디어 등 구단 바깥사람들에게도 무엇이 부족했는지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청원했다.
지난해 가고시마 마무리캠프까지도 이 감독의 '질문'은 계속됐다. "구단 담당을 오래 했으니 솔직하게 좀 말해달라"고 조를 정도였다. 사실 답은 이미 나와 있었다. 이 감독이 부임할 당시 그렸던 청사진은 옳았다. 그러나 성적에 쫓겨 이를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 게 문제였다. 이 감독은 주전 선수들의 휴식을 통한 관리 야구, 젊은 선수들을 과감하게 적절히 활용하는 점진적 리모델링의 기치를 들고 부임했다. 하지만 정작 시즌 중 많은 부분에서 오류를 일으켰다. 팬들이 분노한 것은 단순히 6위에 그친 성적이 아닌, 그 약속을 왜 지키지 않았느냐는 근본적인 물음이었다. 그 약속을 지킬 자신이나 능력이 없다면 '나가라'는 분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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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의 능력과 마찬가지로 지도자의 능력도 섣불리 재단할 필요는 없으며,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 원동력은 '말하는 능력'이나 '천재적 전략'이 아닌, '듣는 능력'과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수정할 수 있는' 용기였다. 이 초심을 잊지 않는다면, 남은 2+1년 계약은 물론 앞으로의 지도자 경력도 비교적 수월하게 흘러갈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