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멸종시대… 그래서 더 빛나는 ‘희귀종’ 고영표의 항로
07-2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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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보기 어려운 투구폼이라는 점에서 그의 활약은 더욱 돋보인다. 28일까지 10개 구단 1군 등록 투수 명단을 살펴보면 언더핸드는 전체 143명 가운데 7명, 4.9%에 불과하다. 2016년 같은 날에는 123명 중 15명으로 12.2%를 차지했다. 10년 사이 인원은 절반 아래로 줄었고, 비중도 7.3%가량 하락했다.
이유 있는 ‘쇠퇴’ 현상이다. 우완 언더핸드는 우타자에게 낯선 궤적으로 위력을 발휘하지만, 좌타자에게는 공이 상대적으로 오래 보이는 약점이 있다. 그런데 1군 야수 엔트리의 좌타자 비중은 2016년 39.0%에서 올해 45.2%로 높아졌다. 스위치 타자까지 포함하면 좌타석에 들어설 수 있는 타자는 47.8%에 달한다. 여기에 낮은 코스와 스트라이크존 경계선을 폭넓게 활용해온 잠수함 투수들에게 ABS 도입도 만만치 않은 과제로 다가왔다.
리그에서 손꼽히는 학구파 투수답게 좌타자와 ABS에 맞설 해법을 꾸준히 찾아왔다. 지난해 커터를 장착해 승부의 폭을 넓힌 데 이어 올 시즌에는 수평 움직임을 키운 스위퍼까지 시도하고 있다. 싱커와 체인지업 중심의 기존 투구에 좌우 움직임과 높은 코스 활용을 더하는 등 달라진 시대에 맞는 생존 공식을 써 내려가는 중이다. 격랑 속에서도 더 높은 곳을 향해 떠오른다. 변화가 닥칠 때마다 키를 고쳐 잡아온 고영표의 항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