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수가 8번 치면 되냐" 감독 잔소리에 홈런으로 대답했다, 왜 기회 줬는지 알겠지
09-06 08:33
조회 168댓글 0
이날 고명준은 연습 타격에서 좋은 타구들을 날리고 있었다. 공이 잘 떠서 날아갔다. 비록 연습 타격이기는 했지만 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이 감독은 고명준이 들리지 않게 "이제 공이 조금 뜬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경기에 들어가서 좀 그렇게 쳐라. 이제 그만치고 아껴놔라"고 하더니 "1루수가 8번 타자를 치면 되냐"고 재차 농담을 던졌다. 고명준은 이날 선발 8번 1루수로 출전할 예정이었다.
사실 공격의 포지션인 1루수에 8번은 잘 어울리지 않지만, 그만큼 당시 타격감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이 감독은 고명준이 타율과 출루율을 다소 희생하더라도 자신의 장점인 힘을 보여주길 바랐다. 시즌 내내 "포인트를 앞으로 당기고 자신 있게 쳐라"고 주문한 이유다. 그러나 막상 잘 맞지 않는 선수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공을 멀뚱멀뚱 보다 삼진을 당한 경우도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감독의 잔소리는 선수의 마음을 후벼 파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지만, 이 감독이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이 감독은 "고명준의 성향이 참 좋다. 야구를 잘할 성격이다. 주전으로 자리하면 나중에 팀의 리더도 될 수 있는 성격"이라고 항상 칭찬하곤 한다. 이 정도 잔소리에는 흔들리지 않을 멘탈이 있다는 것이다. 훈련을 마치고 클럽하우스로 돌아가는 고명준도 이 감독의 뜻을 아는 듯 "네 알겠습니다"라고 큰소리로 답했다. 당당한 대답에 이 감독의 얼굴에 그나마 웃음이 터졌다.

